한국문화원에서는 매년 호평을 얻고 있는 강연회 시리즈를 올해도 개최합니다. 올해는 작년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많은 요청이 있었던 역사 부문 중에서도 「한류교류사」를 주제로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점과 시대를 배경으로 한 강연회를 총 11회에 걸쳐 개최합니다.
시리즈 강연회 3번째가 지난 3월 12일 (수)에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강연회의 강사는 3월 5일부터 22일까지 한국문화원 1층 갤러리 MI에서 개최 중인 특별전시회 「해협을 잇는 도공, 400년의 여행-이삼평과 심당길(심수관가문 초대)를 되새기며-」를 감수하신 일본 민예관의 스기야마 타카시 씨 학예부장입니다.
스기야마씨는 전시회와 같은 제목을 주제로 하여 일본의 도자기 역사속에서 조선의 도자가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조선에서 끌려 온 조선도공의 대표적인 후예, 아리타야키의 이삼평가문과 사쓰마야키의 심수관가문으로부터 비롯된 양가의 발자취를 함께 풀어나갔습니다.
일본에서 조선 도자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모모야마 시대로, 당시 조선의 지방 가마에서 만들어진 일상용 그릇이 일본의 다도 세계에서 주목을 받아 고려 찻잔이라는 이름으로 대접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와중에 일어난 것이 일명 「도자기 전쟁」 이라고도 불려지는 임진왜란입니다. 조선으로 건너간 많은 다이묘는 각종 선진 기술을 가진 조선인 기술자들을 데리고 돌아왔는데 그중 도공도 상당수 섞여 있었습니다. 끌려온 도공들은 각 영지 내에서 도자기를 만들게 되고 이 과정에서 가마나 녹로, 흙, 유약 등의 연구와 개량이 이뤄져 일본의 도자기 생산 기술은 비약적으로 향상하게 되었습니다.
「도자기 전쟁」중에 일본으로 끌려온 도공 중 대표적인 도공가문으로 아리타야키의 이삼평 가문과 사쓰마야키의 심수관 가문을 들 수 있습니다.
당시, 이삼평은 일본의 사가로 끌려와 도자기를 만들었지만 원하던 도자기를 만들 수 없어 양질의 재료를 찾아 다다른 곳이 현재의 아리타지역이라 합니다. 지금도 조선도공들이 사용했던 가마는 역사의 흔적으로 남아 있으며 특히 이삼평을 「도자기의 신」으로 모신 도산 신사를 통해 그가 얼마나 존경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초기의 아리타야키는 조선 도자기의 형태를 바탕으로 중국의 무늬를 도입하여 남색으로 구운 것이 특징이었지만 1640년대 이후 다양한 색을 넣을 수 있게 되어 유럽 각국에 수출되면서 세계로 뻗어나가게 됩니다.
한편 사쓰마에 끌려온 심당길(심수관 가문 초대)은 번주의 명을 받고 백토를 발견하여 사쓰마야키의 토대를 마련했고 이에 시마즈 번은 조선인 도공에게 무사 신분을 주고 극진히 대접하는 한편 조선과 교역을 위한 임무도 부여하여 조선의 말이나 풍습을 유지하도록 명하는 등의 독특한 통치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초대 심당길은 그 기술을 인정받아 시마즈가의 황실 헌상용 그릇을 굽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12대 심수관의 흰색 사쓰마도자기는 1867년 파리 만국 박람회에 출품되며 유럽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한번에 유명해졌습니다.
이어서 근대에 이르러 조선 도자기의 미적 가치를 세상에 알린 동시에 민예 운동의 선구자인 야나기 무네요시를 함께 소개하였습니다. 그는 조선공예를 사랑한 형제를 통해 한반도를 왔다갔다 하면서 조선문화를 경애하게 되었으며 그 후 일본의 식민지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발표하면서 조선의 문화재 보호를 호소하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스기야마씨는 현재 활약중인 15대 심수관의 말 “끌려온 조상들은 자신의 운명의 덧없음을 원망하면서도 일본에 대해서는 반발과 적개심을 품은 것만 아니라 조상들의 선진 기술과 사고를 인정하고 높이 평가하고 주위의 격려, 협력해 준 사람들의 존재 없이는 흰색 사쓰마도자기가 실현되지 않았을 것이다.”을 인용하면서 문화는 일반통행이 아닌 서로의 융합에 의해 다시 새로운 문화가 쓰여지는것이고 바로 아리타야키와 사쓰마야키가 그것임을 강하게 강조, 과거의 역사에 있어서 이와 같은 사례를 되돌아보며 향후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생각해 보아야 하며 이와 같은 사례를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 사이에 계속 만들어 내는 것이야말로 양국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라며 강연을 마쳤습니다.
이번 강연의 연계 전시회는 3월 22일까지 한국문화원 1층 갤러리 MI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도쿄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작품도 다수 전시되어 있으니 여러분들의 많은 관람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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